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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거리/스크랩

[펌] 가난한 부자

미국 사회에서는 오래전부터 ‘land(house) rich, cash poor’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집이나 땅 등 부동산 자산은 많지만 처분이 쉽지 않고, 당장의 가용(可用) 자산이 많지 않아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이런 ‘가난한 부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빈털터리 부동산 부자들 강남에서 전세로 살던 이모(36·여) 씨는 올해 초 친정과 가까운 곳에 시가 5억 원짜리 아파트를 샀다. 자신과 남편이 갖고 있던 금융자산을 탈탈 털고, 매입한 집을 담보로 은행 대출 2억 원도 받았다.

주변에서는 “결국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그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남편의 월수입은 250만 원이 안 되는데 매월 대출 원금과 이자로만 200만 원 가까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현금 없는 부자’들은 한국 가계의 새로운 트렌드이기도 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현재 한국 전체 가구의 가구당 평균 총자산 2억8112만 원 중 76.8%가 부동산이었다. 이 연구원의 이주량 박사는 “미국의 경우 이 비율이 40%대인 것과 비교하면 무척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