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피겨를 배우는데 악셀을 뛰기도 무지 힘들다. 물론 소질도 없지만, 본인은 죽어라 하고 싶어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사다가 안타깝다. 때로는 목표를 수정할 수 있는 과감한 결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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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의 트리플 악셀 성공확률은 매우 낮다. 몸을 비틀어 도약하고 착빙도 과격한 스크래치의 연속이다. 하늘에서 3회전 반이 아닌 도약과 착빙에 모자란 회전수를 집어넣는 '꼼수'라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처음부터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수정도 불가능하다. 마음은 오류를 알고 있지만 육체가 말을 듣지 않는 까닭이다. 그동안의 세월과 노력, 그리고 아사다의 나이를 고려한다면 트리플 악셀은 맞지 않는 옷임에 틀림없다.
트리플 악셀은 아사다 뿐만이 아니라, 경쟁자들의 마음까지 뒤집어놓은 여성 피겨판 카사노바(?) 같은 존재다. 실제로 아사다는 속칭 '꽈배기 악셀'로 보너스를 챙긴 적도 있었다. 심판에게도 교묘한 트리플 악셀의 유혹은 강렬했고, 아사다가 챙긴 보너스 점수로 정상의 문턱에서 좌절한 정석 피겨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유혹의 힘은 점차 쇠약해져 이제 행운을 바라기 어려워졌다. 아사다로선 '진짜 피겨'에 집중할 때다. 트리플 악셀 말고도 쌓인 숙제가 많다. 자세교정 및 표현력 향상, 속도에 몸을 맡기는 대범함이 요구된다.
'토털패키지' 김연아 때문에 공중 3회전 반을 고집한다면 2인자 자리도 위태롭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는 생각에 남성피겨 기술에 집착하는 건 무모하다.
"못 올라갈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속담이 있다. 조연배우 아사다에게 가장 절실한 건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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