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열심히 레포트 하는 중이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스티브 잡스와 같은 괴팍한 천재가 변혁을 일으키고 새로운 세상을 열지만
또한 나와 같은 follower들이 열심히 지침대로 움직여줘야 견고해진다.
지극히 수동형 인간이지만 체제를 잘 따르고 순응하고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다져줘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다져주지 않으면 그 다음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밑거름이 없지 않겠느냐..
아이디어도 빈곤하고 남 앞에 나서서 이끌 능력도 그러고자 하는 마음도 없지만
세상은 대부분 이런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렇게 서서히 진화한다.
어제와 요 며칠 나 자신에 대한 반성과 공격적이지 못하고 비전도 없고 나아지려고 하는 의지도
없음을 자책했는데 뒤집어 생각해 보니 나 또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분명 존재 가치가 있지 않는지.
내일 아침엔 녹색어머니회 활동으로 아이들 등교시간에 교통지도도 해야 하고
오전엔 세미나 참석을 위해 학교에도 가야 하고
저녁땐 야유회 모임으로 가평에도 가야 한다.
이래저래 숙제할 시간이 없으니 두통으로 살살 아파오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숙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아침에 하는 활동도 오전 세미나도 야유회 모임도 다 취소하고
하기 싫으면 숙제도 하지 않고 뒹굴뒹굴 할 수 있겠으나
사회가 날 필요로 하고 나에게 책임이 주어지니 마지못해 스스로를 달래며 해나가고 있다.
내가 proactive 하지 못하고 aggressive 하지 못해 불만이지만
그래도 주어진 일은 그럭저럭 처리해 나가고 있으니 이러한 변명쯤은 용인해 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여전히 불편하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