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김치를 담근 건 어언 10여년전 주말농장에서 따온 배추를 어찌할 바 모르고
또 마침 시어머니가 냉동실에 얼려놓은 고추양념이 있어서 였다.
최근 파김치와 알타리로 워밍업을 했으니, 요번엔 배추김치 담그기 도전이다.
물론, 배추 5포기에 5800원이라는 문자에 혹 해서 시작했지만 말이다.
배추 5포기를 업어왔으나 문제는.. 꺄악.. 배추벌레가 넘 많았다. 깜놀...
원래 그런건가, 그래서 싸게 판건가, 아님 배추에 농약을 덜 해서 좋은건가? 감은 안오지만 일단 얼른 다듬어서 배추벌레들 방출
배추를 두조각 또는 네조각으로 나눠서 소금에 간하기
처음은 아니라 잘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소금을 조금 아꼈더니, 배추 숨이 잘 죽지 않는다.
보통 5-6시간이라고 하나 난 8시간쯤 절여야 할 판.
그럼 새벽 3시닷!
김치 양념 만들기 도전!
우선 남들처럼 무채를 썰어서 고추가루와 소금을 살짝 뿌려놨다.
파도 넣는다기에 저렇게 썰어놓고
멸치, 다시다 육수 만들기
나중에 무우를 넣어도 될 것 같아 좀 넣어봤다.
짜잔.. 대망의 김치 양념
현미쌀로 지은 밥에다 멸치다시다육수를 넣고 도깨비 방망이로 분쇄
냉동실에서 수년간 묵은 생강을 찾아 넣고 냉동실에 통째 얼려진 마늘을 넣어 또 한번 분쇄
새우젓도 갈아서 넣는다기에 오늘 사온 새우젓 (거의 1키로 한통 다 씀) 분쇄 투척
멸치액젓 쪼르르 따라 주고 마트에서 사온 고추가루 뿌린 다음 숫가락으로 섞다가
안되겠어서 분쇄기로 쭉 돌려서 완성
무채랑 파가 넣고 보니 적어서 좀 더 썰어넣었다.
그리고 나니 밤 12시.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하자니 출근길이 걱정이고, 지금 씻고 하자니 배추가 덜 절여졌다.
음.. 장소를 옮겨 거실에 앉아 응답하라 1994를 시청하면서 기다리다 못해 덜 절여진 배추를 씻고 양념하기 시작!
TV 보면서 배추 소 넣으면서, 어라 양념이 생각보다 부족... 대충 남아 있는 것들로 저 분량의 반정도 되는 양념을 쓱싹 만들었다.
이래저래 일을 마치고 나니 3시다. 허거덕...
숨을 덜 죽여서 겉절이 김치처럼 되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