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읽은 책

말더듬이 선생님 - 시게마츠 가요시

요즘 일본작가들이 쓴 책을 자주 읽게 된다.

아마도 정서가 비슷해서 일 것이다.

말더듬이 선생님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대체로 중딩 정도 아이들

외톨이거나 왕따 학생이거나 나름대로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의 아픔, 외로움, 고독으로 인한 소리없는 비명을 들어주는 선생님.

곁에 있는 것만으로 치유해주는 그런 말더듬는 국어선생님 이야기다.

우리보다 훨씬 일찍 개화하고 서구문명을 받아들인 일본이라는 나라는

우리보다 앞서 더 많은 사회 문제가 대두되었으리라.

한편이나 두편으로 끝났으면 족했을 소외된 아이들의 이야기가

여러 편에 걸쳐 전개되니 읽는 이의 마음이 불편하다.

나는 몰랐지만 나는 겪지 않았지만... 우리 아이들이 겪을 현실을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아니 자주 뉴스거리로 나온다.

왕따, 성적 비관, 학교 폭력, 극단적 선택 등등

피할수 없는 서구 문명을 쫓아가는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다.

내 아이만 우리 가족만 내 주위만 안온하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현실.

법적 제도적 뒷받침으로만 해결될 수 없을

속수무책으로 참아내야만 하는걸까...

단지 무라우치 선생같은 사람만 나타나길 기대하며?

마지막 이야기 뻐꾸기 알

부모에게 버림받고 무서운 눈빛으로 세상을 증오하던 아이가

무라우치 선생님이 곁에 있어준 덕분에 그럭저럭 성장했다.

"네 손은 이제 싫어하는 뭔가를 비틀고 부수기 위한 손이 아니야

소중한 뭔가를 꽉 움켜쥐고 그리고 소중한 뭔가를 부드럽게 감싸안아주기

위한 손이야 어른이 된거다"

"사람은 말이야, 어른이 되기 전까지는 성보다 이름으로 많이 불려야

하는 거야. 곁에 이름으로 불러줄 사람이 있어야 해"

일본은 그런 문화인가 보다. 이름으로 성으로도 부르고 별명으로도 부르고

누구누구짱 누구누구군으로도.

우린 어릴적 대부분 이름으로 불린다.

성으로만 부르는 경우는 직장생활을 하고 직급이 생기면서 부터지.

김, 이, 박 이렇게 부르면 구별이 안되니까 ^^

생각해보니 난 가끔 "뻠"으로 불렸던 것 같다. 내 동생들도 ㅋ

애니웨이, 웃긴 문화적 차이겠지만...

서양인들은 다 커서도 어른이 되어서도 직장상사가 되어서도

이름으로 불린다. 더글라스, 마이클, 리차드.. 성을 부를땐 Mr. 가 붙겠지.

우린 뒤에 직급이나 박사 뭐 이딴게 붙지.

요즘의 나는 X차장으로 불리고 있구나. 누가 최근 내 이름을 불러줬지?

겨우 한둘의 고교 대학 동창들이구나. 가족 친지에게는 누구누구 엄마이고

회사에서는 차장이고 그런게 어른이 된다는건가

나름 글로벌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직급이 높은 코쟁이 애들한테는 누구누구 이렇게 이름을 부르는데

직급이 낮은 한국 애들은 누구누구 과장이라고 부른다. ㅋ

뭐 그런게 중요하겠어.. 근데 그 문화적 갭을 어떻게 뛰어넘냐는거지.

상하도 없고 위아래 스스럼없이 수십년 수백년을 걸쳐 만들어 온 문화를

동방예의지국에서 또는 그 유사 민족들이

그냥 받아들이자니 이거 어째 몸에 맞질 않는거다.

자본주의가 좋고 기술이 좋고 효율이 좋다고 해도

사회 문화적 요소들이 다 같이 융화되어야 올바르게 발전할 수 있는거 아닐까?

왕따 -> 호칭 -> 문화적 차이 까지 생각이 일파만파

다시 책으로 돌아오면

현대사회, 현대화 되어가고 있는 이 사회는 - 미 제국주의에 물든 이 사회는

왕따와 외로움을 양산할 수 밖에 없는 사회이고

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많은 것들을 함께 버려야 한다는 거다. ㅠ.ㅠ

'내가 읽은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폐전쟁  (0) 2011.09.16
사랑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0) 2010.08.31
정영희 - 낮술  (0) 2010.08.11
소녀 - 미나토 가나에  (0) 2010.07.26
공중그네 - 오쿠타 히데오  (0) 2010.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