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포 손상으로 기억 저장되지 않는 '블랙아웃'
짧은 시간 많은 양을 마시는 폭음이 가장 위험
외국계 제약회사 마케팅 팀에 근무하는 김모(38) 과장은 올 초부터 술을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일이 시작됐다. 처음엔 “영업 10년 만에 제법 술꾼이 됐다”며 오히려 주변에 자랑까지 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잦아지면서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다.
주변 만류를 뿌리치고 음주 운전을 하는 버릇도 이때쯤부터 생겼다. 물론 필름이 완전히 끊긴 상태에서다. “운전하다 사람을 치지나 않았는지 아침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라고 했다. 강남대로 한복판에 누워있다 경찰서에 끌려간 적도 있고, 누구와 싸웠는지 아침에 일어나면 팔 다리에 멍이 든 경우도 있었다. 김씨는 두 달 전부터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받고 있다.
주당(酒黨)들 대화 속엔 술 취해 필름 끊긴 무용담(武勇談)이 끊이지 않는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해프닝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박장대소하며 앞다퉈 자신의 경험을 늘어놓곤 한다.
그러나 필름이 자주 끊긴다는 것은 의학적으론 심각한 뇌 손상이 진행된다는 신호다. 알코올 의존증(중독)이 이미 중증(中症)에 이르렀다는 징조이며, 자칫하면 알코올성 치매에 걸릴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남궁기 교수는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혈관을 타고 온 몸에 퍼지는데 특히 피의 공급량이 많은 뇌세포가 더 많은 손상을 입는다”며 “초기엔 다시 원상회복이 되지만 필름 끊기는 일이 반복되면 탄성을 잃은 스프링처럼 뇌에도 영구적인 손상이 온다”고 말했다.
필름이 끊기는 현상을 의학적으로는 ‘블랙아웃(Blackout)’이라 부른다. 단기기억에는 저장이 되므로 필름이 끊긴 상태에서도 운전이나 심지어 성 행위까지도 정상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들이 장기기억으로는 저장되지 않는다. PC에 열심히 문서작업을 하고 저장버튼을 누르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블랙아웃 초기에는 뇌의 기능에만 문제가 생길 뿐 구조적 변화는 없지만 블랙아웃이 반복돼 알코올성 치매에 걸리면 뇌가 쪼그라들면서 뇌 가운데 텅 빈 공간인 뇌실이 넓어지게 된다.
블랙아웃은 술 마시는 양과 속도에 비례해 자주 발생한다. 소주 두 병을 네 시간에 나눠 마시는 것보다 소주 한 병을 30분에 마시는 것이 더 위험하다. 음주량은 대체로 혈중 알코올농도 0.1~0.2% (소주 1, 2병) 전후에서 일어난다.
미국에서 알코올의존증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블랙아웃을 경험한 64명 중 53명(83%)은 중증(重症) 중독자였다. 이밖에 블랙아웃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잦은 술자리, 공복(空腹)에 마실 때, 피로할 때 등이다.
전체 치매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알코올성 치매는 노인성 치매와 달리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쪽에서 먼저 시작된다. 이 때문에 화를 잘 내고 폭력적이 되는 등 충동조절이 되지 않는다. 노인성 치매가 기억력 감퇴로부터 시작되는 것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다사랑병원
[자료출처 : 조선일보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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