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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이야기

나무와 숲의 차이

요즘 느끼는 일이다.

나는 늘 나무만 보고 전체 숲을 보지 못했다. 보고자 하지 않았다.

그건 나의 몫의 일이 아니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 숲을 보지 못한다는 핀잔을 듣게 됐다.

자연스럽게 옮아가야 하거나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었다면

그렇게 됐을까?

어찌 됐든 지금 이순간 나는 숲을 보지 못한다.

숲을 보기엔 능력이 부족하거나 버겁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오는 동안 숲을 보는 일은

위정자의 몫이었다.

나는내 몫의 할당된 일만 충실히 해내면 그것을 적절한 정당한 평가를 받았다.

아무도 내게 더 큰 그림을 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역학관계가 있는 곳이라 알수록 더 힘든 거다.

이제 와... 숲을 보지 못한다는 핀잔 앞에 서

내가 왜 보지 못하는지 고민하게 됐다.

1. 내가 그 길을 걸어오지 않아서

2. 내가 그 숲의 정 중앙에 있어서

3. 내가 그 숲의 모습을 상상하여 그려낼 수 있게큰 고민을 하지 않아서

1,2,3 모두 정답인 것 같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일이고 난 그 한가운데 있으며 또한 대단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숲 전체의 모습이 어떠하리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숲의 모습은 1%를 제외한 누구도 모르는 그런 풍경이리라.

그래도 1% 속한 누군가는 상상 속에서라도 지도를 만들어 낼 것이다.

1번, 2번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겠지만

3번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거겠지...

숲을 보고 싶으나 모두가 숲을보고 숲을 알고 숲을 그리며 살 필요 또한 없지 않은가?

난 단지 숲을 이루는 한그루 소박한 나무이고 싶은데...

세상은 그렇게 가만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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