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읽은 책

2

프로이트의 이론은 어머니로부터 시작되고 아버지에 의해 간섭받는다. 비록 떨어져나왔지만 아직 그녀의 품안에서 잠들던 시절 아이는 평화와 아늑함을 맛본다. 둘 사이를 가로막는 타자를 모른다. 그녀가 나의 결핍을 완벽히 충족시켜주듯이 나는 그녀의 완전한 연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둘 사이를 가로막는 최초의 타자를 의식하게 된다. 아버지다. 그리고 그녀가 이미 아버지의 연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타자의 존재를 알게 되는 순간은 아이에게도 치명적인 순간이지만 인류에게도 원죄를 짓게 되는 순간이다. 낙원의 상실이다. ...

그런데 문제는 아이가 아무리 현실원칙을 받아들이려 해도 한 번 맛본 지복의 순간을 잊지도 포기하지도 못한다는 데 있다.

에로스는 직접적으로 충족될 때 최고의 만족을 준다. 그러나 초자아는 그 길을 거부한다. 우회하는 수밖에 없다. 삶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우회하는 방법으로 프로이트는 과학과 예술, 그리고 술이나 마약 같은 탈출구를 예로 든다. 종교 역시 삶의 고통과 불안을 줄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에로스의 공격성을 줄이고 억제하거나 우회시키는 것이 문명이다. 그러나 인간의 불만이 고조되면 에로스가 히스테리로 폭발할 수 있다.

'내가 읽은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0) 2010.02.23
3  (0) 2010.01.26
프로이트의 성과 권력 - 권택영  (0) 2010.01.26
아직도 가야할 길 - 스캇 펙  (0) 2010.01.13
멀쩡함과 광기에 대한 보고되지 않은 이야기  (0) 2009.10.15